디자이너를 처음 붙이고 나면 대개 하루 안에 요청 목록이 옵니다. 로고 원본 주세요, 브랜드 가이드 있으면 같이 주시고요, 쓰시는 폰트 파일도 부탁드립니다. 상품 사진은 촬영 원본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 아, 완성되면 제가 바로 올려 드릴 테니 쇼핑몰 관리자 계정도 알려 주세요.
첫 발주에서 실제로 오는 요청
하나하나는 모두 그럴듯한 요청인데 목록으로 모아 놓으면 어디까지 응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거절하자니 일을 못 하게 막는 것 같고 다 주자니 회사 자산을 처음 보는 사람 노트북에 통째로 옮기는 셈입니다. 첫 거래라면 발주 담당자는 이 목록 앞에서 가장 오래 멈춥니다.
이 글은 우리 회사에서 디자이너 쪽으로 나가는 자료를 다룹니다. 반대 방향인 “완성된 디자인의 원본 파일을 디자이너가 안 준다”는 문제는 디자인 원본 파일 인도 기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계약서 쪽 판단이 필요하면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NDA를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는 문서에 서명했는지와 무관하게 무엇을 건네고 무엇을 건네지 않는지만 봅니다.
넘길 것, 줄여서 줄 것, 안 넘길 것으로 갈라 놓습니다
자산마다 성격이 다른데도 “외주에 주는 자료”라는 한 덩어리로 묶여 있으니 판단이 어렵습니다. 갈라 놓으면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결론이 납니다.
로고 원본 (AI · SVG · EPS)
브랜드 가이드 (색상 코드 · 서체 규정)
제품 촬영 원본 (보정 전)
확정된 문구와 카피
브랜드 자산 드라이브 폴더 전체
유료 스톡 이미지 사이트 계정
사내 기획 문서와 위키 원본
제품 원가와 마진표
쇼핑몰 · 광고 관리자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유료 폰트 파일 (.ttf · .otf)
미출시 제품의 출시일과 확정 가격
주문자 이름 · 연락처 · 주소가 든 파일
넘기는 것과 안 넘기는 것은 논쟁이 잘 안 생깁니다. 실무에서 시간을 잡아먹는 쪽은 가운데, 요청 자체는 타당한데 응하는 방식이 문제인 자산입니다. 거절하는 대신 범위를 줄여서 줘야 합니다.
유료 폰트 파일은 따로 봐야 합니다
로고나 이미지와 달리 폰트는 우리가 산 물건이어도 마음대로 건네기 어렵습니다. 산 것은 글씨 모양이 아니라 정해진 조건 안에서 쓸 권리입니다.
업무에 실제로 오간 파일 형식 (플로우웍스, 파일이 첨부된 업무 9,450건 기준)
2026-08-19 기준, 삭제되지 않은 첨부 파일의 확장자로 집계했습니다. 고객사가 올린 파일과 디자이너가 올린 파일을 합한 수치입니다. 폰트 파일이 오간 31건은 17개 팀에서 나왔습니다.
로고를 벡터로 주고받는 일은 흔한데 폰트 파일이 오가는 일은 드뭅니다. 현장에서는 이미 둘을 다르게 취급합니다.
계약서마다 다르니 세 가지를 확인합니다
폰트 회사마다 판매 방식이 달라서 “외주에 주면 위반”이라고 한 줄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계약 문서에서 확인할 항목은 대체로 같습니다. 아래는 2026년 8월 기준으로 공개된 문서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이용권이 사람 단위로 붙어 있는가
산돌구름 기업 이용권은 함께 쓸 사용자 계정을 등록하는 방식이고, 사용을 중단시킬 때는 사용자 삭제로 처리한다고 서비스 매뉴얼에 적혀 있습니다. 이런 구조라면 등록되지 않은 사람에게 파일을 건네는 것은 이용권이 예정한 사용 방식이 아닙니다.
폰트를 다시 꺼낼 수 있는 형태로 내보내도 되는가
산돌구름 라이선스 범위 문서는 폰트를 쓴 PDF를 이미지가 아니라 폰트 추출이 가능한 형태로 사용하는 경우를 별도 문의 대상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완성 이미지를 넘기는 것과 폰트가 살아 있는 원본을 넘기는 것을 다르게 본다는 신호입니다.
웹폰트와 앱 탑재가 포함되어 있는가
같은 문서에서 웹폰트와 앱에 폰트를 심는 경우는 별도 문의 항목으로 빠져 있습니다. 상세페이지에 이미지로 넣는 것과 웹사이트에 폰트를 얹는 것은 다른 계약일 수 있습니다.
확인 출처 · 2026년 8월 19일 공개된 산돌구름 문서. 폰트 회사마다 조건이 다르고 정책도 바뀌므로 실제 판단은 우리가 산 상품의 계약서와 각 사 고객 지원 창구에서 확인하세요. 글꼴 파일 자체는 저작권법이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로 봅니다.
파일을 안 넘기고 같은 결과를 얻는 방법
글자를 윤곽선으로 바꿔서 넘긴다
우리 쪽에서 만든 파일을 넘겨야 할 때 씁니다. 글자가 도형으로 바뀌어 폰트 파일 없이도 모양이 유지됩니다. 대신 디자이너가 문구를 고칠 수 없으니 문구가 확정된 뒤에 써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가진 라이선스로 작업하게 한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방식입니다. 다만 디자이너가 산 상품의 사용 범위가 우리 용도를 덮는지 먼저 물어봐야 합니다. 2020년 디자인법률자문단 사례집도 구입할 때 용도 제한이 걸려 있었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린다고 답했습니다.
대체 폰트를 지정한다
브랜드 서체를 반드시 써야 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상업용 무료 폰트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요청서에 폰트 이름을 적어 두면 시안마다 글씨체가 달라지는 일도 줄어듭니다.
세 번째 방법을 고른다면 상업용 무료 폰트 추천 11선에 라이선스 범위까지 정리해 두었습니다.
미출시 정보와 고객 데이터는 양을 줄여서 넘깁니다
밖으로 나가는 양은 요청서를 쓰는 단계에서 줄여야 합니다. 보안 서약서를 받아도 이미 건너간 정보는 그대로 남습니다. 서약은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묻는 근거일 뿐입니다.
사내 문서가 오간 업무는 315건이었습니다. 엑셀이나 한글 문서를 통째로 올리는 순간 그 안의 다른 시트와 다른 장까지 같이 건너갑니다. 필요한 표만 새 파일로 옮겨 담는 데는 몇 분이면 됩니다.
가격표
그대로 넘기면
제품 원가 12,400원 / 판매가 29,900원 / 마진율 58.5%
줄여서 넘기면
판매가 29,900원 (원가·마진 열 삭제)
후기·주문 화면 예시
그대로 넘기면
김○○ 010-1234-5678 서울시 강남구 …
줄여서 넘기면
홍길동 010-0000-0000 서울시 ○○구
출시 일정
그대로 넘기면
9월 12일 출시, 초도 물량 3,000개
줄여서 넘기면
출시 시점은 비공개, 작업 마감일만 9월 5일
오른쪽 상태로 넘겨도 디자인 작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글자 수와 자리만 맞으면 배치는 똑같이 나옵니다. 실제 숫자는 업로드 직전에 우리가 채우면 됩니다.
납품이 끝난 뒤 회수가 실제로 되려면
무엇을 줬는지 적어 둔 목록이 먼저 있어야 회수가 됩니다. 자료 반환 조항은 대부분의 계약서에 들어 있는데 실행하는 회사는 많지 않고, 목록이 없으면 돌려 달라고 할 대상부터 정하지 못해 대개 거기서 멈춥니다.
납품 확인 후 회수 절차
공유 링크 만료
드라이브 공유 링크를 끄거나 만료일을 앞당깁니다. 링크는 전달받은 사람이 다시 전달할 수 있으니 개별 계정 초대보다 먼저 정리합니다.
운영자 권한 회수
작업용으로 만든 운영자 계정을 삭제합니다. 카페24는 쇼핑몰 설정의 운영자 관리에서 계정을 등록하고 메뉴·기능 단위로 권한을 조정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원본 자산 파기 확인
로고 원본·촬영 원본·문서를 지웠다는 회신을 받습니다. 무엇을 지웠는지 항목을 적게 하면 목록 대조가 됩니다.
결과물 보관 위치 확정
납품 파일이 회사 계정 어디에 있는지 정해 둡니다. 이걸 안 하면 반년 뒤에 같은 파일을 다시 만들게 됩니다.
개인 메신저나 개인 메일로 파일을 보냈다면 위 절차 중 실행되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보낸 사람만 기억합니다. 그 사람이 자리를 옮기면 기록도 같이 사라집니다. 담당자가 바뀐 뒤 자산을 찾지 못하는 문제는 브랜드 톤을 유지하는 방법에서도 같은 뿌리로 다뤘습니다.
자산이 회사 계정에 남는 구조라면
지금까지의 항목은 모두 담당자 개인의 주의력에 기댑니다. 사람이 바뀌면 기준도 같이 바뀝니다. 자료를 메신저로 보내는 대신, 플로우웍스처럼 요청 건마다 작업 공간이 따로 생기는 구조에서 그 업무에 붙이는 방식으로 바꾸면 세 가지가 달라집니다.
내보낸 자료 목록이 저절로 남는다
어떤 파일을 어느 업무에 올렸는지가 그 업무의 요청 화면에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 회수할 목록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권한이 업무 단위로 열리고 닫힌다
파일은 그 업무에 배정된 사람에게만 보입니다. 드라이브 폴더 전체가 열리는 일은 없습니다. 업무가 끝나면 접근도 끝납니다.
자산이 담당자가 아니라 팀에 붙는다
브랜드 가이드를 회사(팀) 계정에 등록해 두면 업무를 요청할 때 골라서 붙입니다. 플로우웍스에는 100개 팀이 등록한 브랜드 가이드 155개가 있고, 591건의 업무에 연결돼 있습니다.
자랑할 일은 아닙니다. 개인 메신저로 주고받는 방식과 견주면 구조가 다를 뿐입니다. 사내 드라이브에 업무별 폴더를 만들고 권한을 관리해도 같은 결과를 얻습니다. 관건은 넘긴 자료의 목록이 회사에 남느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줘도 됩니다. 로고를 크기나 배경에 맞게 다시 배치하려면 벡터 원본이 있어야 합니다. PNG만 주면 확대할 때 가장자리가 뭉개집니다. 플로우웍스에서도 파일이 오간 업무 9,450건 중 2,134건에서 벡터 파일이 오갔습니다. 다만 로고 원본 파일에 다른 브랜드 시안이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 쓸 로고만 남겨 정리한 뒤에 넘기는 편이 낫습니다.
업로드까지 맡기려는 경우입니다. 결과물을 받아 우리가 올리면 계정을 넘기지 않아도 됩니다. 올리는 작업 자체를 맡겨야 한다면 대표 계정 대신 권한을 나눈 별도 운영자 계정을 만들면 됩니다. 카페24는 쇼핑몰 설정의 운영자 관리에서 계정을 추가하고 메뉴·기능별로 권한을 설정하도록 안내합니다. 다른 솔루션도 대체로 비슷한 메뉴를 둡니다. 어느 쪽이든 납품이 끝나면 그 계정을 삭제합니다.
우리가 구매한 것은 정해진 조건 안에서 쓸 권리라서, 파일을 다른 사람에게 복사해 주는 것이 그 조건 안에 있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산돌구름 기업 이용권은 함께 쓸 사용자 계정을 등록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라이선스 범위 문서는 폰트를 추출할 수 있는 형태로 내보내는 경우를 별도 문의 대상으로 적어 두었습니다(2026년 8월 확인). 회사마다 조건이 다르니 우리가 산 상품의 계약서를 확인하시고, 그동안에는 글자를 윤곽선으로 바꿔 넘기거나 디자이너가 가진 라이선스로 작업하게 하는 방법을 쓰면 됩니다.
실무에서는 지웠다는 회신을 받습니다. 그 회신에는 무엇을 지웠는지 항목까지 적게 해야 합니다. 다만 회신은 우리가 준 목록이 있어야 대조가 됩니다. 무엇을 줬는지 기록이 없으면 파기 확인서도 형식만 남습니다. 그래서 파기 절차보다 전달 기록을 먼저 만들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서약서는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묻는 근거이지 유출을 막는 장치는 아닙니다. 미출시 가격이나 고객 연락처처럼 한 번 나가면 되돌릴 수 없는 정보는 서약과 별개로 건네는 양 자체를 줄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서약서 조항을 어떻게 잡을지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NDA 글에서 항목별로 정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