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집행한 SNS 광고 소재를 두고 서체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해 봅시다. 소재를 만든 사람은 외주 디자이너인데 봉투에 적힌 수신인은 광고를 낸 우리 회사입니다.
납품물은 완성된 이미지 한 장으로 보입니다. 그 안에 서체와 스톡 사진, 아이콘, 제품 목업처럼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이 겹겹이 들어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만들었어도 그것을 광고와 상세페이지에 걸어 두고 파는 쪽은 우리입니다.
그래서 납품을 받은 날 볼 것은 결과물이 마음에 드느냐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들어갔느냐입니다. 물어볼 항목은 몇 개 되지 않고, 대개 그날 30분이면 끝납니다.
왜 만든 사람이 아니라 광고를 낸 쪽이 먼저 연락을 받나요
우리 브랜드 이름이 붙은 배너, 우리 스토어의 상세페이지, 우리 회사 이름으로 집행한 광고가 검색에 걸립니다. 소재를 만든 권리자에게 보이는 것은 이렇게 밖에 걸린 결과물뿐이고, 누가 그렸는지는 그 화면만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연락을 받고 나면 그다음은 우리와 디자이너가 풀어야 할 일입니다. 갈리는 지점은 계약서에 남의 소재를 쓴 책임을 누가 지는지 적어 두었느냐 하나뿐입니다. 적어 두지 않았다면 누가 얼마를 부담할지 정해 둔 것이 없어서, 그때부터 서로 사정을 설명하게 됩니다.
저작권을 누가 갖느냐와 남의 소재를 쓴 문제는 서로 다릅니다
“이 디자인의 저작권을 우리가 가져오느냐”는 우리와 디자이너 사이의 이야기입니다. 권리를 전부 넘겨받아도 그 안에 들어간 서체와 사진을 만든 회사와는 아무 계약이 없습니다. 저작권을 누가 갖는지 계약서에 아무리 잘 써 두어도 소재 라이선스는 따로 남습니다.
폰트는 사정이 한 겹 더 있습니다. 정부 안내를 보면 글자 모양 자체는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저작물로 보지 않지만, 폰트 파일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보호받는 저작물이라고 합니다. 완성된 이미지만 받아 쓰는 것과 원본 파일을 받아 우리 컴퓨터에서 열어 글자를 고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발주 담당자가 원하는 것은 대개 원본 파일 쪽입니다. 플로우웍스 업무 요청서에는 원본 파일 형태를 적는 칸이 있는데 이 칸이 채워진 요청서 12,641건 가운데 79.1%가 열어서 고칠 수 있는 형식(psd·ai·fig·ppt·indd·sketch·xd)을 지정했습니다. psd 30.6%, ai 23.4%, fig 21.5% 순입니다. 열 건 중 여덟 건에서는 소재가 그대로 들어 있는 파일이 우리 쪽으로 넘어옵니다.
요청서에 지정된 원본 파일 형태
플로우웍스 요청서 12,641건 · 표기 변형 정규화
2026년 8월 19일 기준. 삭제되지 않은 업무 중 요청서에 ‘원본 파일 형태’ 항목이 있는 12,641건. ‘포토샵(psd)’·‘피그마(figma)’ 같은 표기 변형은 같은 형식으로 묶어 셌습니다.
확인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한국저작권위원회 「폰트 파일에 대한 저작권 바로 알기」
남의 저작물이 납품물에 섞여 들어오는 네 가지 경로
경로마다 걸리는 조항이 다르고,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도 달라집니다.
상업적 사용을 허용하는 무료 폰트라도 로고나 상표에 넣는 것, 웹사이트나 앱에 파일을 심는 것, 글자 모양을 고치는 것은 따로 갈립니다. 디자이너가 자기 돈으로 산 유료 폰트는 대개 그 사람 계정에 붙은 권리라 우리가 이어서 쓸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어도비 스톡 표준 라이선스는 자산을 '최대 500,000회까지' 복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그 이상은 강화 라이선스를 요구합니다. 재판매용 상품·템플릿 제작은 표준 라이선스로 할 수 없고, '에디토리얼 전용' 표시가 붙은 자산은 기사·뉴스 블로그에서만 쓸 수 있어 광고·프로모션·상품에는 쓸 수 없습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저작물에는 CC 라이선스 여섯 가지와 공공누리 네 가지 유형이 붙어 있습니다. 공공누리 제2·4유형과 CC BY-NC 계열은 상업적 이용을 막고, 제3·4유형과 CC BY-ND 계열은 변형을 막습니다. 출처 표시는 전 유형 공통 조건입니다.
아이콘 묶음이나 제품 목업 파일은 대개 결과물에 얹는 것까지만 허용하고 파일 자체를 다시 배포하거나 다른 소재 모음에 담는 것은 막아 둡니다. 무료 등급에서는 출처 표기를 조건으로 다는 곳이 많아 표기를 빼면 조건을 어기게 됩니다.
네 경로 모두 디자이너에게 물어보면 1분 안에 답이 나옵니다. 물어보지 않으면 납품물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납품받은 날 30분 안에 끝내는 확인 절차
결과물을 열어 보는 김에 같이 하면 됩니다. 순서는 요구하고, 확인하고, 남기는 세 단계입니다.
① 목록을 요구합니다
- ·사용한 폰트 이름과 배포처 링크
- ·유료 이미지의 구매 계정·자산 번호·라이선스 등급
- ·무료 이미지·아이콘의 출처 주소
- ·유료 구매분의 영수증 또는 주문 번호
② 원문에서 직접 확인합니다
- ·폰트는 배포처 라이선스 문서를 열어 항목별로 확인
- ·유료 스톡은 라이선스 등급과 사용처 제한을 대조
- ·무료·공공 이미지는 저작물마다 붙은 조건 표시를 확인
- ·에디토리얼 전용·출처 표기 조건이 있는지 확인
③ 우리 쪽에 남깁니다
- ·목록과 증빙을 결과물과 같은 폴더에 보관
- ·출처 표기 조건이 있으면 게시물에 반영
- ·다음 발주서에 같은 조건을 적어 둠
두 번째 단계에서는 폰트 정리 사이트의 요약표만 보고 끝내기 쉽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눈누도 폰트 페이지마다 “위 사용범위는 참고용으로, 정확한 사용범위는 이용 전 폰트 저작권자에게 확인바랍니다”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정리 사이트는 후보를 좁히는 데까지만 쓰고 마지막 확인은 배포처 원문에서 합니다.
아래 표를 그대로 복사해 사내 문서에 붙여 두면 매번 다시 생각할 일이 없습니다.
| 소재 | 디자이너에게 요구할 것 | 우리가 원문에서 확인할 것 | 증빙이 안 나오면 |
|---|---|---|---|
| 폰트 | 서체 이름 · 배포처 링크 | 로고 사용 · 웹폰트 임베딩 · 수정 허용 여부 | 조건이 넓은 OFL 서체로 교체 요청 |
| 유료 스톡 이미지 | 구매 계정 · 자산 번호 · 라이선스 등급 | 복제 수량 한도 · 재판매 상품 사용 · 에디토리얼 전용 표시 | 우리 계정으로 다시 구매하거나 소재 교체 |
| 무료 · 공공 이미지 | 내려받은 사이트 주소 | 상업적 이용 허용 · 변형 허용 · 출처 표기 의무 | 출처 불명이면 사용 중단이 기본 |
| 아이콘 · 목업 | 소재 이름 · 출처 · 무료·유료 등급 | 결과물 사용 허용 범위 · 파일 재배포 금지 · 표기 조건 | 유료 등급 구매 또는 표기 삽입 |
| 음원 · 영상 클립 | 트랙 이름 · 구매처 · 라이선스 번호 | 광고 사용 허용 · 채널 수 제한 · 사용 기간 | 광고용 라이선스로 재구매 |
근거 조항 · 플로우웍스 이용약관 제7조의2
‘상업적 사용 가능’ 아래에서 갈리는 폰트 라이선스 항목
폰트 라이선스는 상업적 사용을 허용하느냐로 끝나지 않고, 허용한다는 문장 아래에 붙은 조건에서 실무가 갈립니다. 자주 쓰이는 무료 폰트 세 종의 공식 라이선스 문서를 직접 열어 같은 항목으로 비교했습니다.
Pretendard
SIL Open Font License 1.1
국제 표준 오픈 폰트 라이선스를 그대로 따르는 서체
KoPub 서체
한국출판인회의 자체 라이선스
상업적 사용은 열어 두고 수정과 서버 탑재를 따로 막은 서체
을유1945
을유문화사 자체 라이선스
로고에 쓰는 것까지 허용하면서 웹폰트로 심는 것은 막은 서체
| 확인 항목 | Pretendard | KoPub 서체 | 을유1945 |
|---|---|---|---|
| 광고·인쇄물 등 상업적 사용 | ○가능 | ○가능 | ○가능 |
| 로고·BI/CI 에 사용한 번 정하면 오래 쓰는 자리 | ○가능 | ?명시 없음 | ○가능 |
| 웹폰트·서버 임베딩홈페이지·앱에 파일을 심는 경우 | ○가능 | △별도 승인 필요 | ✕불가 |
| 글자 모양 수정·변형 | △가능, 원래 이름 사용 불가 | ✕불가 | ✕불가 |
| 폰트 파일 재배포 | △가능, 같은 라이선스로만 | ✕불가 | ✕불가 |
| 폰트 파일 단독 판매 | ✕불가 | ✕불가 | ✕불가 |
| 표기 의무 | △배포 시 저작권 고지·라이선스 동봉 | ?명시 없음 | △책 본문 사용 시 문구 표기 |
2026년 8월 19일 각 공식 배포처·라이선스 원문에서 확인했습니다. 라이선스는 배포처 사정으로 바뀌니 중요한 프로젝트라면 사용 시점에 원문을 다시 여세요.
세 서체 모두 광고와 인쇄물에 써도 되지만 그 아래에서는 전부 다릅니다. Pretendard 는 고쳐서 다시 배포하는 것까지 되지만 고친 버전에 ‘Pretendard’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습니다. KoPub 서체는 상업적 사용을 허용하면서도 수정을 막고 서버 탑재에 별도 승인을 요구합니다. 을유1945는 로고에 써도 되지만 웹폰트로 심는 것은 막혀 있고, 책 본문에 쓰면 표기 문구를 넣어 달라고 합니다.
표에 ‘명시 없음’ 칸이 있다는 점도 그대로 봐 주세요. 공식 문서에 적히지 않았다고 해서 허용은 아닙니다. 물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로고처럼 한 번 정하면 오래 쓰는 자리라면 배포처에 메일로 물어보고 답장을 보관해 두세요.
받은 다음에 확인하지 않으려면 발주서에 네 줄을 넣으세요
앞의 30분은 발주 단계에서 대부분 없앨 수 있습니다. 발주서나 계약서에 아래 네 줄을 넣어 두면 디자이너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확인하고, 목록도 납품할 때 같이 보내 줍니다.
납품 시 사용한 폰트·이미지·아이콘·목업의 명칭과 출처(URL), 라이선스 종류를 목록으로 함께 제출한다.
네 줄 중 하나만 넣는다면 이 줄입니다. 목록이 있으면 나중에 다른 디자이너에게 수정을 맡길 때 무엇을 새로 사야 하는지도 바로 나옵니다.
사용 소재는 온·오프라인 광고, 상세페이지, 인쇄물, SNS 게시, 상품 패키지에 사용할 수 있는 범위의 라이선스여야 한다.
범위를 적지 않고 “상업적 사용 가능”이라고만 쓰면 인쇄 부수 제한이나 에디토리얼 전용 조항을 걸러 내지 못합니다. 우리가 실제로 걸 자리를 나열하세요.
유료 폰트나 유료 스톡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 착수 전에 알리고, 구매 주체와 비용 부담을 정한 뒤 진행한다.
유료 소재는 대개 산 사람 계정에 권리가 붙습니다. 우리 이름으로 사 두면 다음 작업에서도 그대로 씁니다.
제3자의 저작권·상표권을 침해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작업자에게 있다.
이 줄이 있어도 권리자는 광고를 낸 우리에게 먼저 연락합니다. 뒤처리 기준을 정해 둘 뿐이라, 1번 목록이 함께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브랜드 가이드에 지정 서체와 사용 가능한 이미지 출처를 적어 두면 매 건 확인이 줄어드는데 현장에서는 아직 드뭅니다. 플로우웍스 전체 업무 13,342건 가운데 브랜드 가이드가 연결된 업무는 591건(4.4%)이었습니다. 서체와 색만 적힌 한 장짜리 문서라도 걸어 두면 디자이너가 매번 고를 일이 없어집니다.
원본 파일을 어떤 형태로 받아 둘지는 디자인 원본 파일 인수인계에, 자료 보안과 비밀유지는 프리랜서 디자이너 NDA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플로우웍스는 남의 소재를 쓴 책임을 어떻게 다루나요
매 건마다 소재 출처를 놓고 다투지 않으려고 약관에 기준을 적어 두었습니다. 플로우웍스는 고객사 2,453팀과 디자이너 1,241명이 가입해 지금까지 11,348건의 업무를 완료했습니다(2026년 8월 19일 기준 가입·완료 누계).
디자이너는 모든 디자인 결과물에 대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성실히 작업해야 하며, 제3자의 저작권 등을 침해한 경우 그에 따른 모든 법적 책임은 디자이너에게 있습니다.
디자인 작업 과정에서 제3자의 저작권·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을 침해해 발생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책임은 해당 디자이너에게 있습니다.
회사는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원본 파일을 제공하며, 이용자는 이를 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확인 출처 · 플로우웍스 이용약관 v260801(2026년 8월 1일 시행) 발췌
책임 조항이 있어도 앞의 확인 절차는 그대로 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항은 문제가 생긴 다음의 기준이고, 목록을 받아 두면 문제 자체가 줄어듭니다. 요청서에 브랜드 가이드를 연결해 두면 디자이너가 그 안의 서체를 쓰고 확인할 항목이 매 건 같아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폰트 파일을 우리가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파일 자체를 복제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그 이미지를 어디에 거느냐는 여전히 남습니다. 서체에 따라서는 쓰는 자리를 나눠 조건을 달기도 합니다. 광고냐 상품 패키지냐 영상 자막이냐에 따라 갈리는 식입니다. 그러니 이미지만 받더라도 어떤 서체를 썼는지는 물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무료 폰트도 웹폰트 임베딩, 로고 사용, 수정에서 조건이 갈리니 확인할 대상이 따로 있습니다. 서체 이름과 배포처 링크를 받아 두면 그 자리에서 원문을 열어 확인할 수 있고, 나중에 로고나 앱에 같은 서체를 쓸 때도 다시 찾을 일이 없습니다.
후보를 좁히는 데는 편합니다. 눈누도 폰트 페이지에 “위 사용범위는 참고용으로, 정확한 사용범위는 이용 전 폰트 저작권자에게 확인바랍니다”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조건부 허용으로 표시된 항목은 특히 원문 확인이 필요합니다.
사이트마다 다르고, 같은 사이트 안에서도 저작물마다 다릅니다. 공유마당은 저작물별로 CC 라이선스 여섯 가지와 공공누리 네 가지 유형 중 하나가 붙는데, 공공누리 제2·4유형과 CC BY-NC 계열은 상업적 이용을 막습니다. 사진에 사람 얼굴이나 다른 브랜드 로고가 보이면 저작권과 별개로 초상·상표 문제가 남는 점도 함께 보세요.
해당 소재가 걸린 자리를 목록으로 만들고 노출을 먼저 멈춥니다. 그다음 디자이너에게 그 소재의 출처와 구매 내역을 요청해 정말 조건을 벗어난 사용인지 확인합니다. 대개는 같은 이미지를 정식 구매하거나 다른 소재로 바꿔 재집행하는 선에서 정리됩니다. 금액이 크거나 상대가 배상을 요구하면 그 시점에 법무 담당자나 변호사에게 넘기세요.
작업한 사람은 무엇을 썼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적는 데 몇 분이면 됩니다. 발주서에 미리 적어 두면 납품 절차의 일부가 되어 따로 부탁할 일도 없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