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소에 파일을 넘긴 다음 날 아침, 이런 전화를 받습니다. 여유분이 없어서 이대로는 인쇄에 들어갈 수 없고 색상도 웹용으로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행사는 이틀 뒤입니다.
디자이너에게 그대로 옮기면 되나 싶다가도 인쇄소가 말한 게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 수화기를 든 채 멈춥니다. 인쇄소 홈페이지의 파일 제작 안내를 열어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단선, 도련, 아웃라인, 별색 같은 단어가 줄지어 나오는데 이 안내문은 전부 디자이너를 독자로 쓰여 있으니까요.
발주 담당자가 그 단어의 뜻까지 알 필요는 없습니다. 받은 파일이 인쇄에 들어갈 상태인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확인할 항목을 누가 볼 수 있는지로 갈라 놓으면 발주 담당자 몫은 여섯 개로 줄어듭니다.
인쇄 파일 점검은 한 사람이 다 하는 일이 아닙니다
인쇄물 한 건이 무사히 나오려면 확인할 항목이 열 가지쯤 됩니다. 그런데 그 열 가지는 볼 수 있는 사람이 서로 다릅니다.
무료 PDF 뷰어나 미리보기만 있으면 됩니다
- 주문한 인쇄 크기와 파일 크기가 같은지
- 글자가 가장자리에 바짝 붙어 있는지
- 사진이 뿌옇게 보이는지
- PDF에서 글자가 끌어서 선택되는지
- 페이지 순서와 앞뒤 면이 맞는지
- 오탈자와 연락처, 가격, 날짜가 맞는지
화면으로는 확인할 수 없어서 요청서에 미리 적어 둡니다
- 인쇄 후 잘라 낼 여유분(재단 여백) 넣기
- 인쇄용 색상 체계(CMYK)로 바꾸기
- 글자를 그림처럼 고정하기
- 인쇄소가 받는 파일 형식으로 저장하기
인쇄해 봐야 나오는 결과라 파일로는 못 바꿉니다
- 화면 색과 실제 인쇄 색의 차이
- 종이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
- 코팅이나 박 같은 후가공 결과
발주 담당자가 막히는 곳은 디자이너에게 요구할 항목입니다. PDF를 열어도 여유분이 들어갔는지, 색상 체계가 무엇인지는 화면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요구해 두세요. 파일을 받는 시점에는 이미 끝나 있습니다.
디자인을 맡기기 전에 디자이너에게 넘길 세 줄
인쇄물 반려의 상당수는 요청하는 순간에 이미 정해집니다. 같은 포스터라도 웹에 올릴 이미지와 인쇄소에 넘길 파일은 만드는 방식이 다릅니다. 디자이너가 인쇄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모르면 웹용으로 만듭니다.
규격 이름만 적으면 접는 방식이 빠집니다. 완성했을 때 몇 mm 인지, 접는다면 몇 번 접는지까지 적어 주세요.
예 — A4 3단 접지, 펼친 크기 297×210mm
여유분을 사방 몇 mm 두는지, 어떤 파일 형식을 받는지가 업체마다 다릅니다. 링크 한 줄만 주면 디자이너가 그 업체 기준으로 맞춥니다.
예 — 성원애드피아, 주문 페이지의 규격 안내 링크 첨부
100부와 10,000부는 인쇄 방식이 다릅니다. 코팅이나 박이 들어가면 파일에 따로 표시할 자리도 생깁니다.
예 — 1,000부, 스노우지 200g, 무광 코팅
세 줄이 빠진 채 작업이 시작되면 파일을 다시 받게 됩니다. 인쇄소를 아직 못 정했다면 그 사실도 그대로 적습니다. 디자이너가 여유분을 넉넉히 잡아 두는 쪽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받는 파일 형식도 업체마다 다릅니다. PDF만 받는 곳이 있고 AI·PSD·JPG까지 받는 곳이 있습니다. 파워포인트나 한글에서 저장한 PDF는 아예 접수하지 않거나, 받더라도 품질은 보장하지 않는다고 미리 적어 둔 업체도 있습니다. 사내에서 만든 초안을 그대로 인쇄에 넘길 생각이었다면 먼저 확인하세요.
파일 받은 날 5분 점검표
아래 여섯 가지는 디자인 프로그램 없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일을 받은 날 한 번에 끝내 두면 인쇄소 접수 전날에 다시 볼 일이 없습니다.
PDF 뷰어의 문서 정보나 속성 창을 열면 페이지 크기가 mm 로 나옵니다. 주문 크기와 다르면 그 자리에서 멈추고 디자이너에게 확인하세요.
여유분을 넣은 파일은 주문 크기보다 사방으로 조금씩 큽니다. 이건 정상입니다.
인쇄물은 크게 찍은 다음 잘라 내는데 자르는 위치가 매번 조금씩 달라집니다. 가장자리에 붙은 전화번호나 주소는 잘려 나갈 수 있습니다.
인쇄소 안내문은 대체로 재단선 안쪽 3mm 까지를 안전 영역으로 잡습니다. 2mm 를 기준으로 삼는 곳도 있습니다.
화면에서 실제 인쇄 크기의 두 배 정도로 확대해 봅니다. 사진 가장자리가 뭉개져 보이면 인쇄물에서도 뭉개집니다.
인쇄보다 훨씬 거친 사진도 화면에서는 멀쩡해 보입니다. 축소된 상태로 보고 판단하면 놓칩니다.
본문 글자를 마우스로 끌어 보세요. 파랗게 선택되면 글자가 글꼴 정보로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인쇄소들은 글자를 그림처럼 고정한 파일을 요구합니다.
그대로 넘기면 인쇄소가 접수를 거절하거나 다른 글꼴로 바꿔 찍습니다. 고치는 건 디자이너 몫이지만 됐는지 안 됐는지는 담당자가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접는 인쇄물은 펼친 파일의 순서와 접었을 때의 순서가 다릅니다. 접었을 때 어느 면이 겉으로 나오는지 디자이너에게 그림으로 받아 두세요.
이 확인을 건너뛰면 명함이나 리플렛의 앞뒤가 뒤바뀐 채로 5,000장이 나옵니다.
웹 배너는 고쳐서 다시 올리면 그만이지만 인쇄물은 상자째 남습니다. 이 항목만큼은 디자이너가 대신 봐 줄 수 없습니다.
회사 대표번호와 주소, 행사 일시, 할인율은 소리 내 읽으면서 확인하세요.
인쇄소가 이렇게 말하면 누구에게 무엇을 요청하나
인쇄소에서 오는 연락은 대개 업계 용어 그대로 옵니다. 그 말을 그대로 옮겨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면 대화가 한 번 더 오갑니다. 자주 듣는 표현은 여섯 가지쯤입니다.
| 인쇄소가 하는 말 | 무슨 뜻인가 | 누구에게 무엇을 |
|---|---|---|
| 재단선이 없어요 / 도련을 안 주셨어요 | 인쇄 후 잘라 낼 여유분을 바깥으로 더 그려서 보내 달라는 뜻입니다. | 디자이너에게 — 인쇄소 안내 페이지 주소를 주고 그 업체 기준으로 다시 저장 요청 |
| RGB로 오셨는데요 | 화면용 색상 체계로 저장돼 있으니 인쇄용 색상 체계(CMYK)로 바꿔 달라는 뜻입니다. | 디자이너에게 — 변환 후 색이 달라 보이는 자리가 있는지 함께 확인 요청 |
| 글꼴이 깨져서 나와요 / 아웃라인 부탁드려요 | 인쇄소 장비에 없는 글꼴이라 글자를 그림처럼 고정해서 보내 달라는 뜻입니다. | 디자이너에게 — 다만 이렇게 받은 파일은 글자 수정이 안 되니 오탈자 확인을 먼저 |
| 해상도가 낮습니다 | 사진이 인쇄 크기에서 뭉개진다는 뜻입니다. 인쇄소들은 실제 인쇄 크기 기준 300dpi 이상을 요구합니다. 원본이 작으면 디자이너도 손쓸 수 없습니다. | 사진을 준 쪽에게 — 대개 우리 쪽입니다. 큰 원본을 찾아 디자이너에게 전달 |
| 별색 지정이 안 돼 있어요 | 특정 색을 섞어 만들지 말고 지정된 잉크로 뽑을지 정해 달라는 뜻입니다. 로고 색을 정확히 맞춰야 하는 인쇄물에서 나옵니다. | 인쇄소에 먼저 — 우리 인쇄물에 정말 필요한지 확인한 뒤 디자이너에게 전달 |
| 색이 시안과 다르게 나왔어요 | 인쇄가 끝난 뒤에야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모니터의 빛과 종이 위의 잉크는 같은 색을 내지 못합니다. | 요청할 상대가 없습니다 — 색이 중요하면 다음 발주에서 견본 출력을 먼저 |
표의 앞 다섯 줄은 파일을 고치면 해결됩니다. 마지막 줄만 파일 밖의 문제입니다. 이 구분을 알고 연락하면 디자이너와 주고받는 말이 짧아집니다.
인쇄소는 접수된 파일을 대신 고쳐 주지 않습니다. 접수 데이터에는 손대지 않는다고 안내문에 못 박아 둔 업체가 있고, 문제가 있으면 직접 고쳐 다시 접수하라고만 안내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반려 연락이 오면 고칠 사람은 우리가 찾아야 합니다.
화면 색과 인쇄 색이 다른 건 반려 사유가 아닙니다
인쇄소들은 모니터와 실제 인쇄물의 색 차이는 보상해 주지 않는다고 안내문에 미리 적어 둡니다. 모니터는 빛을 섞어 색을 만들고 인쇄는 흰 종이 위에 잉크를 얹기 때문입니다. 형광에 가까운 초록이나 쨍한 파랑은 잉크로는 그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차이가 어느 정도까지 나는지 숫자로 밝혀 둔 인쇄소도 있습니다. 여러 주문을 한 판에 모아 찍는 방식에서 최대 10%, 낱장씩 뽑는 방식에서 장마다 5%가량 색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적어 둔 곳이 있고 5~10% 안팎의 차이는 재작업 사유가 아니라고 못 박아 둔 곳도 있습니다.
같은 파일을 같은 인쇄소에 넘겨도 종이가 바뀌면 색이 달라 보입니다. 코팅하지 않은 종이는 잉크를 더 빨아들여 어둡고 차분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색이 중요한 인쇄물이라면 방법은 둘뿐입니다. 본 인쇄 전에 견본 출력을 요청하세요. 아니면 예전에 같은 인쇄소에서 뽑은 실물을 디자이너에게 보내 기준으로 삼게 하세요.
확인 출처 · 성원애드피아 작업 가이드, 레드프린팅 이용 안내 (2026년 8월 확인)
인쇄물은 언제부터 발주해야 하나
행사 2주 전에는 디자이너에게 요청을 넣어야 합니다. 저희 쪽에서 완료된 업무를 유형별로 갈라 보면 인쇄물 계열이 웹용 작업보다 오래 걸립니다. 아래 수치는 업무를 접수한 시점부터 완료 처리된 시점까지를 잰 값입니다. 인쇄소에 넘긴 뒤 인쇄와 배송에 걸리는 날짜는 여기 들어가지 않습니다.
패키지·포스터·전단지·리플렛·명함·브로슈어·현수막 등
상세페이지·배너·광고 소재·이벤트 페이지·웹 UI 등
수정 요청이 붙은 비율은 두 계열이 거의 같습니다. 수정 요청 없이 끝난 업무가 인쇄물 계열은 80.6%, 웹용은 80.1%였습니다. 인쇄물 쪽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수정 횟수보다 앞단에 있습니다. 크기와 접는 방식, 색상 체계처럼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맞춰 둘 것이 더 많습니다.
이 기간 뒤에 인쇄소 일정이 또 붙습니다. 행사일에서 거꾸로 세면 이렇습니다.
앞에서 정리한 세 줄(최종 인쇄 크기·인쇄소·수량과 종이)을 요청서에 함께 적습니다.
받은 날 바로 돌립니다. 고칠 것이 나오면 그날 요청합니다.
업체마다 그날 인쇄에 들어가는 접수 마감 시각이 정해져 있습니다.
반려가 나면 여기서 D-8 로 되돌아갑니다. 디자이너가 고쳐 보내고 다시 접수하는 시간이 붙습니다.
코팅이나 박이 들어가면 하나마다 2~3일씩 더 잡으라는 인쇄소도 있습니다.
행사장 직접 배송이면 받을 사람과 시간을 미리 정해 둡니다.
반려 한 번이 하루로 끝나지 않는 까닭도 여기서 나옵니다. 접수 마감 시각을 넘기면 그날은 인쇄에 들어가지 못하고 다음 영업일로 넘어갑니다. 금요일 오후에 반려되면 주말이 끼어 사흘이 사라집니다.
출고일을 접수한 날부터 세지 않는 업체도 있습니다. 출고와 배송 기준일을 정상적인 데이터가 접수 완료된 시점부터 센다고 적어 둔 인쇄소가 있습니다. 반려된 채로 흘려보낸 날은 일정에 들어가지 않으니 발주 전에 이 기준도 함께 봐 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알 필요는 없습니다. 규격을 맞추는 일은 디자이너 몫입니다. 담당자는 두 가지만 챙기면 됩니다. 작업 시작 전에 어느 인쇄소에 무슨 크기로 몇 부를 넘길지 알려 주기, 파일을 받은 날 크기와 글자 위치와 사진 선명도를 눈으로 확인하기.
다릅니다. 잘라 낼 여유분을 사방 몇 mm 더 그려 달라고 할지, 글꼴을 어떤 형태로 처리해 달라고 할지, 어떤 파일 형식을 받는지가 업체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인쇄소 이름과 그 업체의 파일 제작 안내 페이지 주소부터 디자이너에게 넘기세요.
보통은 반려 사유가 아닙니다. 모니터는 빛으로 색을 내고 인쇄는 잉크로 내기 때문에 완전히 같은 색이 나오지 않습니다. 인쇄소들도 안내문에 5~10% 안팎의 색 차이는 재작업 사유가 아니라고 적어 둡니다. 색이 중요한 인쇄물이라면 본 인쇄 전에 견본 출력을 요청하세요.
인쇄소 접수 마감 시각을 넘기면 그날 인쇄는 못 들어가고 다음 영업일로 넘어갑니다. 여기에 디자이너가 파일을 고쳐 다시 보내는 시간이 붙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반려되면 주말이 끼어 사흘 이상 밀리는 일이 흔합니다.
요청서에 미리 적어 두세요. 같은 포스터라도 웹에 올릴 이미지와 인쇄소에 넘길 파일은 만드는 방식이 다릅니다. 최종 인쇄 크기, 인쇄소 이름과 그 업체의 규격 안내 주소, 수량과 종이 종류를 요청서에 적어 두면 파일을 다시 받는 일이 줄어듭니다.
인쇄 발주에서 담당자가 쥐고 있어야 할 것
인쇄 지식을 갖추는 일과 인쇄물을 제때 받는 일은 다릅니다. 세 가지면 됩니다. 앞의 세 줄을 요청서에 적는 습관, 파일 받은 날 돌리는 5분 점검표, 인쇄소가 한 말을 누구에게 옮길지 적어 둔 표 한 장.
플로우웍스의 인쇄물 요청서에는 완성 사이즈를 mm 로 고르거나 직접 적는 칸이 있습니다. 단면인지 양면인지, 리플렛이라면 접는 형태까지 골라 둘 수 있습니다. 인쇄소 안내 페이지 주소나 상자를 펼친 모양을 그린 파일(칼선 파일)은 첨부로 함께 올리면 됩니다. 인쇄물 업무를 맡아 온 디자이너를 배정하고, 인쇄소가 반려한 내용도 같은 창구에서 이어서 처리합니다.



